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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앵커]
일부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간호사들이 임의로 환자들의 약을 처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.
해당 간호사들은 엄연한 불법이지만, 의사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을 떠넘기다시피 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.
양시창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.
[기자]
천안에 있는 순천향대학교 병원.
마우스를 움직이며 환자에게 나갈 처방 약 항목을 표시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.
하지만 처방전을 작성하는 사람은 의사가 아닌 병동 간호사입니다.
[A 씨 / 순천향대 천안병원 간호사 : 처방이 안 나면 일을 못 하는 상황이니까 정기 처방을 간호사들이 항상 거의 매일 내고 있고….]
컴퓨터 모니터 옆에는 담당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도 있습니다.
의사 대신 내부망에 접속해 언제든 처방전을 작성하기 위해서입니다.
[B 씨 / 순천향대 천안병원 간호사 : 거의 비슷비슷하게 해놓으니까 어떤 아이디든 저희가 들어갈 수가 있어요.]
서울에 있는 또 다른 대학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.
간호사들은 당직 의사가 연락이 안 될 때마다 대신 처방전을 작성해 왔다고 말합니다.
[C 씨 / 고대 구로병원 간호사 : 야간에 의사한테 전화가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럼 저희가 (대신) 로그인해서 임의로 약을 처방해서 내거나….]
처방권은 의사에게만 주어진 권한으로 간호사가 임의로 처방하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.
간호사들은 이 같은 대리 처방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며, 여러 차례 문제 제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.
[B 씨 / 순천향대 천안병원 간호사 : 수간호사선생님이 진료부에 협조해달라고 말한 적 있는데 개선사항은 없었고, 당연히 우리 애들이 힘드니까 너희가 도와줘라.]
권한 없는 업무를 하다 보니 약을 처방하면서 실수도 적지 않습니다.
항생제를 과다 처방하거나 진통제를 줘야 할 환자에게 해열제를 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증언합니다.
[D 씨 / 순천향대 천안병원 간호사 : 간호사가 오더(처방을) 잘못 넣는 경우도 있잖아요. 그런 경우도 몇 건 있었어요.]
이에 대해 고대 구로병원 측은 일부 잘못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하지만, 역시 대리 처방 논란이 제기된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자체 조사 결과 대리처방은 없었다며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.
[순천향대 관계자 : 보... 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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